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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자립화_화약 없이 터널 만든다
  • 작성자관리자
  • 연구기관한국건설기술
  • 조회수4119
  • 작성일2014-11-25
  • 연구책임자 배규진 사진.jpg 배규진
  • 소속기관한국건설기술
  • 연구기간2010 ~ 2014
  • 이메일/연락처gjbae@kict.re.kr / 031-910-0212

화약 없이 터널 만든다


-전단면 터널굴착기 커터헤드의 독자적 설계기술


"국내 기술로 개발한 터널굴착기(TBM) 커터헤드로 터널 공사의 소음과 진동을 줄이다"


[연구자 레터]


국내에서는 터널 공사를 할 때 대부분 화약으로 발파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 발파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먼지와 소음, 진동은 늘 문제가 됐다.


먼지와 소음, 진동을 줄이는 방법으로 터널굴착기를 이용하는 법이 있다.


하지만 이 터널굴착기의 중요 부위인 커터헤드를 만들 수 있는 국가는 세계의 단 다섯 국가뿐이다.


이번에 본 연구진도 국내에 맞는 커터헤드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을 확보하고, 연구를 통해 터널굴착기의 커터헤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제 이 커터헤드로 국내 터널 시공뿐 아니라 세계 터널 사업에도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자동차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여러 개의 터널을 만날 수 있다.


경상도에 다다르면 오히려 터널 안을 달리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산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산지를 뚫는 터널은 도심 도로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다. 지하철이나 KTX를 탈 때도 터널을 많이 지난다. 이런 터널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 지금까지는 대부분 화약으로 발파해 터널을 뚫었다. 하지만 발파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먼지와 소음, 진동 때문에 공사가 있을 때마다 늘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도심지의 터널을 뚫을 때는 더 곤란한 상황이 된다. 발파공사 대신 터널굴착기(TBM, Tunnel Boring Machine)로 터널을 뚫으면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


TBM 공법은 기존의 발파공사에 소음이 적고 먼지와 진동이 덜 나며 안전하다.


또 TBM 공법은 굴착과 지보재· 구조체 시공, 굴착 토사·암석 처리가 동시에 이뤄지므로 시공속도가 발파를 이용했을 때보다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유럽에서는 도심지의 교통터널 공사의 약 80%를 이 TBM 공법으로 시공한다.


반면 국내 터널공사의 경우, 1% 미만이 TBM 공법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TBM 공법을 잘 쓰지 않았던 이유는 안타깝게도 기술력의 부재 때문이다.


TBM의 굴착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은 실제 터널을 굴착하는 부분인 커터헤드(cutterhead)로, 국내에서는 이 커터헤드를 만들 수 없었다.


커터 헤드를 만들 수 있는 국가는 독일, 일본 등 단 다섯 국가뿐이었다.


게다가 이 커터헤드는 규격화돼 있지 않아 굴착 대상 현장 조건에 최적화되도록 설계, 제작하기 때문에 한 번 쓴 TBM을 다른 공사 현장에 재활용하는 데도 문제가 많았다. 결국 공사를 할 때마다 이 커터헤드를 외국에 주문해야 했고, 그때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동안 국내에서는 TBM을 쓰기 어려웠던 것이다. 


 


국내 기술로 커터헤드 만들다
국내 기술진도 TBM 커터헤드의 독자적인 설계 제작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기로 했다. 세계 6번째의 시도다.


하지만 TBM 후방에서 TBM 굴진 자료를 수집하고, 설계모델을 도출하기 위한 지반 샘플을 채취하기 위한 작업은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게다가 커터헤드 설계 제작기술을 가진 5개국은 핵심 기술을 제작사 별 비공개 노하우로 보유하고 활용하고 있어 기술을 연구하기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한 번은 외국 TBM 제작사의 담당자와 면담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TBM 핵심기술의 공개를 요청하자 “TBM 기술은 코카콜라의 기술과 같다”고 말할 뿐이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여러 루트로 TBM의 설계와 시공 정보에 관련한 5,000개의 정보를 힘들게 수집할 수 있었다.


귀중한 정보를 하나라도 놓칠까봐 연구진은 이 정보를 직접 입력했다. 이렇게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는 전 세계 TBM 분야에서 그 양도 가장 많고, 질적으로도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자부한다.


정보를 바탕으로 커터헤드의 기하학적 설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출해 정립하는 순간, 그 답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그리고 TBM의 추력, 토크 같은 핵심 설계사양을 갖춰 설계 모델을 도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또 커터헤드 설계를 위한 실물 암석절삭실험 시스템인 업그레이드 LCM을 구축하고 실물 절삭 실험결과와 현장 시공자료에 의한 커터헤드 설계모델을 도출했다.


이 밖에도 현장 조건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TBM 핵심사양과 커터헤드 설계 기술을 확보했다. 커터헤드 기술 개발을 시작한 지 2년 만의 쾌거다.



율촌 해저터널 TBM 커터헤드 제작도면(일부)


 


국산 커터헤드로 만들 터널 세상


이제 국산 커터헤드를 단 TBM으로 국내 건설기업도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공사를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이 TBM을 전남 여수 율촌 복합 화력발전소 배출관로 해저터널을 공사하는 데 쓰기로 계획하여 우리 기술로 해저터널 공사구간에 맞는 커터헤드를 설계하고 제작까지 이미 마친 상태다.



커터헤드 설계 및 디스크커터 굴착성능 평가를 위해 구축된 업그레이드 LCM(Linear Cutting Machine)


 



커터헤드 설계모델 도출을 위한 암석 실물 절삭실험과 적외선열화상 측정결과
 



완성된 커터헤드의 모습 


특히, 지난 11월 1일에는 동아지질 이천공장에서 TBM 연구단이 제작한 국산 커 터헤드를 장착한 쉴드 TBM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시연행사를 개최하여 성공적인 기술 개발을 대내외에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국토해양부의 이화순 건설안전 정책국장과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의 이재붕 원장 그리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우효섭 원장 등 주요기관의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크게 빛냈다. 


공개 시연행사에서 선보였던 TBM은 직경 4.4m의 국내 최초의 국산 커터헤드를 장착한 재활용 쉴드 TBM으로서 올해 12월부터 길이 1.5Km의 율촌 해저터널공사에 실제 투입된다. 이 기술의 도입으로 예상 공사비 267억 원 중 15%인 40억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구단에서는 쉴드 TBM을 뒤따라 가면서 터널을 안전하게 보강하는 세그멘트 라이닝에 대해서도 고성능화 시키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어 쉴드 TBM 터널공사 시 직접공사비의 10% 이상을 최소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개발기술은 앞으로 발주될 가능성이 큰 수도권 대심도 급행광역철도(GTX), 서울시 지하도로 네트워크(U-Smartway) 같은 도심지 대심도 터널 프로젝트와 호남-제주 해저터널, 한-중 해저터널, 한-일 해저터널 같은 초장대 해저터널 프로젝트에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해외터널공사가 대부분 쉴드 TBM 공법으로 발주되고 있어서 쉴드 TBM의 국산화 기술개발은 국내 기업의 해외 터널공사 수주 및 안전시공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연구진 사진.jpg 연구진의 한마디! ▲ TBM 핵심 설계·부품기술 및 TBM 터널의 최적 건설기술 연구단 연구진. 좌로부터 박영택, 이규필, 배규진, 장수호, 최순욱

TBM 건설기술에 대해 연구해 온 20여년 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니 ‘국내외 터널기술의 발전을 위하여 어떻게 하면 더 진취
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그 해답을 찾으려 많은 고민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원내외의 많은 분들이 짧은 기간 동안 훌륭한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격려를 하시지만, 이 일은 결코 혼자만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연구 영역의 많은 분들이 모두 함께 노력하고 힘을 합쳤을 때, 비로소 그 목적을 이루어 갈수 있다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100% 순수 우리 기술의 쉴드 TBM을 제작하여 터널 설계에 크게 이바지하는 그 날을 꿈꾸며 연구에 힘써 주
신 모든 기관과 연구원분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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