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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과학은 디자인을 만들고 디자인은 속도를 만든다
  • 작성자관리자
  • 연구기관서울대학교
  • 조회수2114
  • 작성일2014-11-24
  • 연구책임자 연구자사진교체.jpg 이동호
  • 소속기관서울대학교
  • 연구기간2007 ~ 2012
  • 이메일/연락처donghlee@snu.ac.kr / 02-880-7386

첨단과학은 디자인을 만들고 디자인은 속도를 만든다


-공력성능 향상 기술


"무공해의 친환경성과 정시성을 보장하는 초고속철도의 속도 경쟁은 기술 선진국의 자존심을 건 경쟁의 장이다"


 


우리는 가까운 집 근처의 편의점에서 약속을 잡을 때는 분 단위로 시간을 정한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야 하는 국제적인 약속을 할 경우에는 정확하게 시간을 잡지 않고 일차적으로 약속날짜만 정해두는 경우가 많다.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수록 오차도 커지고 그에 따라 시간관념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철도의 출현은 인류의 시간감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기껏해야 말이 가장 빠른 이동수단이던 시절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철도는 멀리 떨어진 곳의 심리적 공간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버렸다.


이동하는 데 드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시간관념 단위도 짧아졌다.


예전에는 날짜 단위로 시간을 세던 사람들이 철도의 등장과 함께 시간 단위, 분 단위로 시간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교통수단인 철도의 빠르기와 정시성이 시간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철도의 역사는 곧 시간의 역사기도 하다.  


시간과 공간을 바꾸어 놓은 철도


철도는 한반도에서도 시간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1899년 한국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위를 달리는 열차는 시속 10km로 노량진에서 제물포까지 3시간 20분이나 걸리는 느린 속도였다.


그러나 이런 속도도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으로 걸어서 예닐곱 시간은 예사로 걸리던 거리가 반으로 줄은 것이었다.


이후로 철도는 지속적으로 속도가 빨라지면서 100여년이 지난 현재는 시속 300km로 달리는 열차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불과 2시간만에 주파하고 있다. 


한때 철도가 유연성이 큰 도로교통에 비하여 정해진 철로 위를 달려야 하는 철도의 단점 때문에 교통의 중심 자리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들을 했다.


그러나 교통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자동차 도로 확장에 한계가 오면서 철도의 중요성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철도기술의 발전으로 현대의 기차가 자동차의 속도를 3~4배 월등하게 넘어서는 터라 철도의 미래를 어둡게 점치는 사람이 이제는 거의 없다.


빠르게 경제가 발전하면서 물류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리는 개발도상국들이 창출해 낼 거대한 해외시장도 한국철도기술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철도의 속도 경쟁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빠르게 선진국의 기술수준을 뒤쫓아가고 있다.


한국은 이미 프랑스의 TGV를 도입하여 한국화한 KTX를 개발,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현대로템 등 전동차를 직접 개발하여 생산하는 기술력 높은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첨단 철도 경쟁에 뛰어든 첫 결실이 KTX-산천이다.


한국형 고속철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KTX-산천은 기존 KTX에 비해 쾌적한 승차감과 빠른 속도로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철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5량 모델 풍동 실험 모델(좌), 팬터그래프 및 팬터그래프 하우징 풍동실험 모델(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발중인 차세대 고속열차 MEM4-400X의 모습


2007년부터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에서 KTX-산천을 상용화한 성과를 바탕으로 최고시속 400㎞로 달리는 차세대 고속열차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을 주관기관으로 국내 30여개 산학연기관이 참여하여 2015년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


놀랍게도 차세대 고속철도 사업에서는 한국이 다소 앞서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용 노선에 차세대 고속철이 투입된 사례는 없다. 현재 가장 빠른 상업용 노선이 프랑스에서 운영중인 TGV로 시속 360km다.


차세대 고속열차가 일정대로 개발되어 실제 노선에 배치된다면 세계 최초로 400km급 고속철을 운용하는 셈이다.


상용 노선의 경우 기술의 우수성뿐 아니라 운영 노하우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세계 고속철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잡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속도경쟁의 관건, 형상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나 열차에 매력을 느낀다.


빠른 속도가 주는 쾌감이나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는 이미지도 중요하겠지만 유려하고 아름다운 형상이야말로 가장 큰 매력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매끈한 디자인이 보기 좋으라고 그렇게 꾸며놓은 것만은 아니다. 비행기나 열차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차량의 형상은 성능에도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차량의 디자인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바로 얼마나 성능을 극대화 할 수 있느냐다. 물체를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중력 때문에 바닥에 닿을 때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늘어난다.


초당 대략 초속 9.8m만큼 빨라지니 1.2km 상공에 있던 빗방울이 떨어진다면 지면에 닿을 때쯤 대략 시속 550km가 된다.


빗방울이 아주 작고 가볍다고는 하지만 하늘에서 수많은 물방울이 이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면 지상의 모든 물체는 순식간에 벌집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공기가 빗방울이 일정 속도 이상으로 빨라지는 것을 방해하여 시속 32.4km 이상으로는 속도가 올라가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현상이 움직이는 차량에서도 일어난다.


차량은 움직이면서 앞쪽의 공기를 밀어내며, 이 때문에 잠깐이나마 차량 전면에서 공기가 압축된다. 공기가 압축될수록 단단해지므로 점점 밀어내기가 어려워진다.


앞을 막은 주사기의 피스톤을 밀었을 때 주사기 안의 공기 부피가 작아질수록 미는 데 힘이 더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낮은 속도에서는 앞쪽의 압축된 공기가 주변으로 흘러나갈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렇게 압축된 공기가 차량의 성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속도가 빨라질수록 차량 앞쪽의 공기가 더 강하게 압축되고 압축된 공기가 흩어질 시간도 없으므로 속도를 올리기 어려워진다.


가슴까지 물이 찬 풀장에서 뛰어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된다.


현재 운행중인 KTX 열차의 속도는 시속 300km고 차세대 고속열차는 최고속도 시속 400km에 운행 속도 시속 370km가 목표다.


 이정도면 음속의 30%에 가까운 빠르기다. 이 정도 속도에서는 공기의 저항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여 열차의 속력을 낮추는 요인 중 거의 80%를 차지한다.


따라서 빠르게 달리는 열차는 공기를 주위로 흘려보내서 공기 저항을 덜받는 디자인이 필수적이다. 공기 저항을 덜 받는 디자인을 하려면 공기의 상태와 열차의 형상에 따른 공력특성(공기기역학적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자유로이 흐르는 기체의 움직임을 분석하려면 엄청난 양의 계산과 실험, 시행착오가 필요하여 실제 디자인에 적용하고 테스트할만한 모델을 만들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의 기술수준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공력해석 기술은 선진국의 50~70%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3~5년 정도의 격차로 제아무리 좋은 모터와 운행시스템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디자인의 차이로 선진국 열차의 성능을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격차를 좁히고 차세대 고속열차 개발을 위해 국토해양부는 미래철도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공력해석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연구는 5억 9천만 원을 들여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이동호 교수의 지휘 하에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수많은 풍동 실험과 계산을 통해 2012년까지 공력분석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차세대 고속열차에 적용할 최적의 디자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구사업이 종료되면 독자적인 디자인이 어려워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들을 국산화할 수 있어 큰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력해석 모델은 차량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한국의 관련 기술수준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공력해석 모델을 이용하면 열차로 인한 환경문제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열차가 고속으로 터널에 진입하면 강하게 압축된 공기로 터널 출구에서 충격성 소음이 나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데 공력해석을 통해 터널과 열차의 형상을 최적으로 설계하여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터널 통과시 승객들에게 나타나는 이명현상도 효율적인 디자인을 통해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고속열차의 팬터그래프(집전장치) 팬헤드의 공기 흐름 실험


차세대 고속철도는 설계와 시제차 제작을 끝내고 현재 본격적인 시운전을 기다리고 있다.


공력해석 기술 덕분에 효율적인 디자인도 완료할 수 있었다. 상용화를 위한 9부 능선은 넘었다는 뜻이다.


KTX에 이어 전국의 철도를 누빌 차세대 고속철도를 보면 유려하고 멋진 디자인을 위해 수많은 실험과 계산이 있었음을, 열차의 날렵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첨단 과학의 산물임을 기억해보자.

첨부된 이미지가 없습니다. 연구진의 한마디! 시속 400km급 차세대 초고속열차 개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총 주행저항에 80%이상을 차지하는 공기저항의 최소화다. 이 공기저항의 최소화는 열차의 공력 성능을 향상시킴으로써 주행에너지 소모를 감소, 환경 소음을 최소화,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본 연구는 이러한 친환경적인 장점을 가진 차세대 초고속열차를 연구, 미래 교통수단으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운행될 초고속열차는 여정에 따른 이동시간을 감소시키며 전국을 동시생활권화하여 국민의 생활환경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련 핵심기술의 국내 확보로 고속철도기술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함은 물론 한국형 초고속열차가 또 하나의 세계일
등 수출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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