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자원경제 인터뷰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이재붕 원장
1. (그간의 성과) 우리나라 교통관련 연구 성취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십니까?
지난 10년 동안 교통기술은 국가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국가교통핵심기술의 개발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의 복합 수송체계를 실현하고 친환경적인 교통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연구개발사업이 추진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430km의 동력분산식 차세대 고속열차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세계 4위권의 고속열차기술력을 확보하였고, 세계 3번째로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인 도시형자기부상열차를 개발하여 내년이면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에서 용유·무의관광지까지 도시형자기부상열차가 운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된 인천국제공항에 ‘출입국 무인자동화시스템’이 설치되어 승객들의 출입국심사시간을 감소시킴으로써 인천공항의 서비스 질을 더욱 향상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만큼 국내 교통기술력이 제고되고 있으나, 아직 핵심기술은 해외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그동안의 연구개발사업도 핵심부품 및 원천기술 개발 및 부품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데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교통기술의 발전이 국가의 미래를 이끌 핵심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앞으로 보다 내실있는 연구기획과 가시적인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연구진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협업해 나간다면 국내 교통기술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제고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2. (향후추진방향) ‘국민 생활 밀착형 연구개발 융복합화 추진’을 한 마디로 요약하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동안 건설교통분야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다양한 연구성과가 창출되었습니다. 그러나 연구개발성과에 대한 국민이 체감하는 수준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국가정책과 연계되는 이용자 중심의 연구, 국민 체감형 연구, 제품화 및 실용적인 연구 등을 통해 국민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건설·교통R&D는 타분야 R&D와 달리 국민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공공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이용자인 국민이 중심이 되는 연구개발사업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건설·교통R&D 사업관리의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과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연구관리기관 및 연구진들이 최선의 노력을 했으나, 효과적인 기술개발을 유도하고 연구성과의 확산을 위해서는 보다 생산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사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제는 건설기술, 교통기술이라는 단편적인 기술개발이 아니라 다양한 미래첨단기술이 융·복합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술의 범위도 광범위하게 확장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국민의 삶의 패턴은 획기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국민 생활 밀착형 연구개발 융복합화 추진’은 바로 국민이 중심이 되는 건설·교통R&D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자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 반으로 줄이기’,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으로 줄이기’와 같은 국민이 공감할 만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특정 교통기술을 개발하고 교통수단을 대체한다고 해서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통 서비스의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되었다면 관련 연구들이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이론 및 기술적 융합뿐만 아니라 분야별·기관별 융합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사업체계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교통분야의 기술개발 중에서도 대중교통분야는 국민의 체감도가 가장 민감하게 표출되는 분야이기에 대중교통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변화하고자 할 경우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개방적이고 통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3. 이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 대중교통 분야에서 추진해야할 과제는 어떤 게 있다고 보십니까?
교통기술의 변화는 국민의 삶의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술개발에 앞서 국민의 기대수준, 국가 정책과의 부합성, 국제환경 변화 등 다양한 지표들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통 분야에서 추진해야 할 과제는 ‘사고없는 안전교통’, ‘막힘없는 첨단교통', ’공해없는 청정교통', '차별없는 복지교통'의 실현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고없는 안전교통‘과 ’막힘없는 첨단교통‘은 교통분야가 추구해야 할 변함없는 가치 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교통분야의 IT인 지능형교통체계 및 다양한 통신기술 등을 활용하여 교통안전 확보와 막힘없는 도로 구현을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다른 중요가치인 ‘공해없는 청정교통‘을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적용,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도로환경 구현 등을 위한 과제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차별없는 복지교통‘ 분야에서는 누구나 편리하게 차별없이 교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교통약자를 위한 기술개발, 이동편의성 및 환승시스템을 개선하여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4. 이 외에 원장님께서 재임기간 동안 추진하시는 사업은 어떤게 있으십니까?
건교평은 건설·교통R&D 발전의 기틀이 되는 연구관리 전문기관으로서 건설·교통R&D 기획에 대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기술수요조사를 시장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각화하고 그동안 추진해 왔던 다양한 사업관리 노하우 등을 토대로 기관 차원의 기획역량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연구성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및 연구진들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내년이면 건설교통분야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를 위해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 설립된지 10주년이 되는 매우 뜻깊은 해입니다. 기관 설립 10주년을 맞이하여 현재 건교평은 지난 10년간 기관 핵심사업 추진성과와 조직운영 발자취를 재점검하고 기관의 지속적 성장과 향후 10년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기관발전전략을 수립중에 있으며, 국토해양의 미래를 전망해보고 유망한 기술을 예측하기 위해 전문가 및 관계기관이 협력하여 ‘2040 국토해양 미래기술 예측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와 정체성에 대해 임직원이 함께 공유하는 과정에서 건교평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건설·교통R&D의 재도약을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