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혁명을 선도하는 완전개방형 BEMS 플랫폼

소비자 혁명을 선도하는 완전개방형 BEMS 플랫폼

BEMS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혁명의 전환기

새로운 물결과 혼돈의 역사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쯤, 아마도 지금의 터키 지역이었을 카라카닥 산 근처에서 ‘선사시대 아인슈타인’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씨앗을 심으면서 인류의 부(富) 창출이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렵이나 채집에 의존하던 인류에게 이는 엄청난 혁신이었고 전혀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가져다주었다. 생활필수품을 찾아다니며 자연이 채워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농사를 짓고 동물을 길들이며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앨빈 토플러는 그의 마지막 저서가 된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1)에서 이를 제1의 물결인 농업문명의 탄생으로 규정했다.

  1. Alvin Toffler, Heidi Toffler,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 청림출판, 2006.

18세기 후반,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사이에는 전기와 통신기술이 발명되면서 산업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컴퓨팅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제2의 물결이라 불리는 이 시기에는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육체노동을 요하는 기술과 화석에너지의 결합을 통해 불과 25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인류는 기아와 질병으로부터 해방되어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중앙집중화와 대규모화를 통한 효율의 극대화가 추구되면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이어졌고, 결국 자원을 얻기 위한 전쟁과 식민주의가 팽배했으며 최근에는 지구환경을 오염시키고 각종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인류사회 변화의 큰 흐름은 인간의 수요나 결핍 현상 등 위기의식에 따라 발생해, 기술적인 뒷받침으로 가속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물결이 인간의 필요나 수요에 의해 도래한 결과라면,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변화는 어쩌면 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앨빈은 이를 제3의 물결인 지식문명이라 불렀다. 즉, 제1의 물결이 기르는 것, 제2의 물결이 만드는 것을 기반으로 했다면, 제3의 물결은 서비스하는 것, 생각하는 것, 아는 것, 경험하는 것을 기반으로 할 것이며, 산업생산,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전통적 요소들을 훨씬 정교한 지식으로 대체하면서 기존 산업문명의 원칙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와 개념, 데이터와 정보,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할 때 상상력과 창의력이 생겨날 수 있다. 지식 노동자들은 폭넓고 다양한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끌어모아 일시적이면서도 새로운, 기존과는 다른 유추 방법을 사고와 의사결정 체계로 가져올 수 있다. 그동안 장기적이고 과도하게 전문화된 지식으로 인해 잃어버린 것들을,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향상된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보상받게 될 것이다. 이는 곧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프로슈머 경제로 우리를 인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산업문명이 대량의 부를 만들 수 있게 해줬다면, 지식문명은 생산방식과 시장 및 사회를 탈대량화로 유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앨빈이 제시한 미래 지식정보 사회의 방향이다. 이는 특정 주체에 의해 단순히 많은 데이터와 정보의 수집을 통한 지식의 축적만을 추구하는 요즘의 기술동향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어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과연, 지구시민을 태우고 현대 산업문명 사회의 플랫폼을 막 빠져나가고 있는 기술진보 열차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걸까?

왜 하필 지금인가?

현대 산업문명 사회는 바야흐로 자본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동화시스템이 지배하는 세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과 공장의 생산시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우리가 생활하는 건물과 가정에도 다양하고 많은 자동화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언제든, 어디서든 알게 모르게 우리는 이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지난 산업화 과정에서 몇몇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시장의 대부분을 지배하게 되었고, 국내에서는 몇몇 기업들이 기술을 모방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건물에 설치되는 자동화시스템(BAS)2)은 건물과 각종 설비의 상태감시 및 자동제어 기능을 주로 수행하는 편리한 장치로, 지금까지 꽤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들은 건물의 구조와 시설이 단순할 때에는 소기의 목적 달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건물이 대형화, 고도화, 복잡화되고 있는 요즘, 특히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온실가스 감축 등 강화되는 국제규범, 그리고 전력 수급의 불일치에 따른 전력난 등에 대응하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3) 등 에너지관리시스템(EMS)4)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렇다면 왜 하필 건물 등의 소비자5) 분야에서 이와 같은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대두되었을까? 우리는 몸에 이상이 생기면 병원에 간다. 발병 여부에 대한 의사의 본격적인 진료에 앞서 체온, 혈압, 맥박 등 간단한 사전 진단을 받는다. 이후 의사의 문진과 진찰에 이어 혈액검사나 방사선 촬영과 같은 추가적인 정밀진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를 종합해서 의사는 환자의 발병여부와 상태에 대한 최종 판단을 하게 되며, 그에 따라 처방전을 주거나 수술을 권유하기도 한다. 요즘에는 건강검진과 같은 수시 또는 상시진단을 받는 것도 일상화되어 있다.

EMS도 같은 과정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건물의 경우를 예로 들면, 어떤 설비나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건물 운영자는 제조회사 등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연락한다. 그 전문가는 먼저 설비나 장치의 운전기록을 확인하고 운전 상태에 대한 얘기를 듣기도 하며 간단한 측정을 하기도 한다. 또 필요시보다 정밀하고 복잡한 진단을 하기도 한다. 분석 및 진단결과에 따라 전문가는 운전 및 운영방법의 개선과 같은 간단한 조치를 하거나, 일부 부품의 교체 또는 대대적인 개보수를 권유하기도 한다.

건물 이외의 가정이나 공장 또는 상가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문의에 따라 진료과목이 다르듯이 대상으로 하는 적용분야가 다를 뿐이다. 하지만 의료 분야와 에너지관리 분야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의료 분야는 환자나 질병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전문의가 있는 반면, 에너지관리를 위한 전문가는 매우 부족하다. 이미 분야별로 다양한 자동화시스템이 있음에도 EMS에 대한 요구가 생긴 이유다.

결국, 기존의 자동화시스템과 전문인력을 같이 활용할 수 있는 산업분야와 달리,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절약 및 온실가스 감축 압박에 대응이 어려운 건물과 가정 분야에서 불가피한 대응수단으로 요구된 것이 EMS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EMS는 기존 자동화시스템에 의료분야의 전문의에 해당하는 전문가의 경험과 노하우가 결합된 것으로, 다만 이를 어떻게 시스템에 결합해 제공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건물과 가정분야에서 먼저 시작된 이와 같은 현상은 시간의 문제일 뿐, 도시와 산업, 기반시설 유지관리 분야 등 전 분야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 건물자동화시스템, Building Automation System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줄임말.
  2.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줄임말, 건물에 설치되어 설비와 에너지를 지능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향후 환경과 안전 분야 등과 통합 운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
  3. Energy Management System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줄임말, 건물과 주택 및 공장 등에 설치, 활용되는 관리시스템 등을 통칭함.
  4. 에너지뿐만 아니라, BAS 등 관리시스템 소비자 모두를 포함함.

무늬만 EMS 여서는 안된다

환상과 실망

수개월 전, 정부는 향후 20년간 에너지정책 비전과 추진전략을 담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중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정책 패러다임 전환 부문에서는 고효율 기기와 함께 BEMS와 주택에너지관리시스템(HEMS)6) 및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7) 등 EMS의 보급 확대를 통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등 종합적 에너지 효율을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 Home Energy Management System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줄임말, 주택에 설치되어 에너지의 합리적인 관리를 지능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 향후 BEMS와 같이 환경과 안전 분야 등과 통합 운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
  2. 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줄임말, 공장 등 산업현장에 설치되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며 설비와 공정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시스템.

하지만, EMS의 보급 확대를 정부의 주요 에너지정책으로 표방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벌써 십수 년 전부터 정부가 바뀌어도 주요 에너지 관리정책의 하나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아직 기술의 기본개념조차 확립되지 못한 채, 아이디어성 주변 기술만 산발적으로 제공되거나 기존 자동화시스템에 단순한 기능만이 형식적으로 탑재되는 등 체계적인 기술과 제품이 공급되지 못함은 물론, 실질적인 에너지절감과는 거리도 있어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2017년부터 공공기관이 연면적 1만㎡ 이상인 건축물을 신축할 때 BEMS의 설치를 의무화했다.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절감하고, 에너지의 소비에 따라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해 지구환경을 개선한다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한다는 선한 의도에서다. 당시, 이와 같은 설치 의무화 시책으로 업계에는 훈풍이 불었던 반면, 건축주는 공사비 부담으로 불만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건축주 입장에서 투자비를 에너지절약으로 회수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련만,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는 등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터다.

당시는 물론 지금도 BEMS의 성능과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무작정 설치를 한다고 해서 에너지가 절감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설치와 평가가 자의적이고 객관적인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분석, 진단과 운영관리를 위해 사용될 수단과 도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경제성과 효과가 담보되지 않은 설익은 과일과 같은 제품을 공공기관에 설치한다는 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게 명약관화했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2030년 선진국형 에너지 소비구조 실현을 위한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에서는 이를 다시 증명해 보였다.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 FEMS 설치보조금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 건물에 BEMS 등을 설치하는 경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자 했으나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치된 BEMS가 에너지절감과 연동되지 않는 실정이고, 대부분의 현장에서 실제 에너지절감을 보장하지 못하거나 운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결국, 신중하지 못한 접근으로 인해 BEMS에 대한 소비자와 국민의 환상은 기대했던 만큼의 실망으로 이어져, 이제는 정부는 물론 현장에서도 외면을 받게 될 지경에 이르고 있음이 매우 안타깝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BEMS에 관한 이슈는 크게 두 가지, 설치비를 줄이는 것과 투자 대비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즉, BEMS에 관심이 있는 일반 소비자들의 주된 관심사로, 첫째는 시스템의 설치에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와, 그 비용을 들여 설치했을 때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이다. 시스템 공급자가 소비자의 이 같은 요구를 만족시켜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를 위한 핵심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기반도 매우 취약하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현황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현대의 건물에는 기계, 전기, 조명 등 많은 종류의 자동화시스템이 설치된다. 이들은 대개 따로 설치되어 주어진 본연의 기능만을 수행하며 서로 협조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을 서로 연결해 지능형건물시스템(IBS)8)을 설치하나, 단지 관리자의 편의를 위한 시스템 통합에 불과하다. 또 시스템이 패키지화된 기성품이어서 공급자가 제공하는 매우 제한적인 서비스만이 이용 가능할 뿐, 개별 건물의 특징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기도 매우 어렵고,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해당 제품의 공급자만 다룰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소비자인 건축주가 큰 비용을 들여 설치하지만, 여전히 공급자의 전유물이나 다름이 없어, 결국 날로 증가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함은 물론, 기술의 발전과 진화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2014년 국토교통부에서는 이 두 가지 요소를 풀어 아주 간단한 표준안을 제안9)했다. 시스템의 설치에 따른 에너지 절약 효과에 관련된 내용과 시스템 설치를 위한 비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었다(한국산업규격10)~11)). 전자는 실질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운영관리용 소프트웨어에 관한 것이고, 후자는 주로 계측기나 제어기와 같은 디바이스12)의 설치와 정보의 흐름과 관련된 것이었다. 결국 여기에 설치를 위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효과와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답이 담겨 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의 개발과 제품의 발전은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아직 소비자들이 원하는 BAS와 구분되는 BEMS의 기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함은 물론, 아이디어성 주변 기술을 활용한 제품만 산발적으로 제공되거나, 기존 자동화시스템에 가시화 기능과 같은 단순한 기능만이 형식적으로 탑재해 BEMS로 포장한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여전히 공급자가 중심을 이루는 산업생태계에 기인한 것으로, 소비자의 환경과 요구조건에 따라 최소의 비용으로도 에너지절약 등 도입효과를 극대화하는 체계적인 기술 개발과 맞춤형 제품의 공급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기존 기술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저비용, 고성능 차세대 지능형 BEMS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하는 10여 개의 연구기관은 2015년부터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약칭 ‘BEMS 연구단13)’에서 기반 및 핵심기술을 개발 중이다.

  1. Intelligent Building System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줄임말, 당초 취지와는 달리 지금은 주로 건물에 설치된 서로 다른 분야의 자동화시스템(BAS)을 통합함으로써 운영관리자의 편의를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쓰이고 있음.
  2.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에너지관리시스템(BEMS) 표준제정을 위한 고도화 추진 연구, 에너지관리공단, 2013.
  3.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보급 촉진을 위한 표준화 전략 수립, 국가기술표준원, 2014.
  4.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제1부 : 기능과 데이터 처리절차, KS F 1800-1, 국가기술표준원, 2014.
  5. Device, 운영자나 서비스모듈이 참고해 건물의 운영관리에 정보를 제공하거나 의사결정 결과에 따라 제어를 수행하는데 사용되는 하드웨어를 통칭함.
  6. BEMS KS 기반의 설계·시공·운영·관리 기술개발 및 실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외,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2015.08~2020.10.

저비용, 고성능 EMS의 조건

통합 설치, 운영을 통한 정보의 공동 활용

기존 BAS는 기계, 전력, 조명 등의 제어위주 기능과 방범, 방재, 보안, 주차, 수송(엘리베이터 등), 출입감시 등의 관리위주의 기능들을 수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화재안전(소방), 원격검침 등의 기능이 추가될 수 있다. 이들은 보통 고유임무인 단순 제어기능과 상태감시 및 경보발령 기능을 수행하며, 제어를 위해서는 개별 장비의 기동과 정지, 설정값 및 운전상태 변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 Direct Digital Controller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줄임말, 개별 장비나 시스템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 및 제어를 수행하는 BAS의 핵심 요소임.
  2. 자동화시스템이 각종 장비와 시스템과 통신하며 고유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국제 표준프로토콜.
그림 1 | 개별 설치, 운영되는 BAS와 BEMS 및 문제점

하지만, 기존의 BAS는 <그림 1>에 보인 바와 같이 기계, 전기 설비 등 각각 맡고 있는 관리대상 분야에 따라 개별적으로 설치, 운영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BEMS도 BAS와 다를 게 전혀 없으며, 또 하나의 BAS를 설치하는 것에 불과하다. 요즘 에너지의 합리적 이용을 위해 건물 등에 흔히 설치되는 지열원 냉난방시스템이나 태양광발전시스템의 모니터링 또는 자동화시스템이 기존의 BAS에 통합되지 못하고 별도의 시스템으로 설치, 운영되는 것은 그 좋은 예다.

이처럼 관리대상 분야의 시스템이 통합되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설치되는 경우, 개별 시스템이 운영관리를 위해 필요로 하는 디바이스를 따로 설치하게 되고, 시스템 간 상호 정보의 공유를 하지 않는 한 일부 디바이스가 중복 되어 설치될 가능성이 있다. 즉, 하나의 디바이스에서 얻은 정보를 본래의 운영관리 목적으로 활용함은 물론 또 다른 목적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기회가 차단되고 별도의 동일한 기능을 갖는 디바이스를 추가로 설치하게 된다. 결국, 디바이스의 중복설치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다양하고 복합적인 운영관리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의 보급에도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얻은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DDC14)가 중추적 역할을 하며, 따라서 디바이스 제조사와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은 그들의 제품이 채택되는 DDC에서 요구하는 고유의 통신체계와 소프트웨어 속성을 만족해야 한다. 결국, 이와 같은 폐쇄적인 체계로 인해 소비자가 원하더라도 DDC 공급사의 협조가 없이는 쉽게 관리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시스템 간 정보교환을 위해 BACNet, LonWorks 및 KNX 등15)과 같은 국제적인 표준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노력이 진행되어왔으나, 이와 같은 공급자 입장에서 만들어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표준은 최근의 다양한 소비자의 입장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분야별 시스템의 개별적 설치와 폐쇄된 운영체계로 인해 정보교환이 원활치 못하고 초기투자비의 상승으로 이어짐은 물론, 성능 및 에너지소비량의 분석과 진단을 통한 건물 설비의 효율적인 제어관리와 합리적인 운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금의 BEMS가 측정된 결과를 가시화 기능으로 단순한 도표만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근본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영역별로 구분되어 있어 상호 인터페이스를 필요로 하는 현재의 운영체계를, 소통이 가능한 부분까지 경계(Interface)를 확대해 해당영역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즉 인터페이스 내부의 구성과 기능은 전문분야가 담당하되 인터페이스는 해당 업체가 아니어도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개방된 운영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이는 단지 건물관리 분야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최근 시범사업이 활발히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구상이나, 연구가 진행 중인 기반시설 유지관리, 재난안전 및 환경 관리시스템에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며, 연구나 사업추진 단계에서 이를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모듈화를 통한 지식의 산업화

BAS 등 자동화시스템은 각종 계측기기와 설비 등의 디바이스(하드웨어)와 이들 디바이스로부터 받은 정보를 활용해 운영관리를 위해 필요한 운전제어 도구(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운영체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시스템에서 채택하고 있는 운영체계는 앞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폐쇄적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도 패키지 형태로 공급되고 있어, 시스템 공급사 등 관계 전문가 이외에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 결과로, 선두주자인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고, 이와 같은 폐쇄적, 배타적 그리고 공급자 중심적 운영체계 기반의 시스템 공급 및 사후관리로 인해 시스템의 유연성과 서비스 품질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실정이어서, 이는 곧 환경관련 국제규범이 강화되고 국제유가가 급변하는 환경하에서 소비자가 요구하는 맞춤형 서비스의 장벽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즉 공급자 중심의 패키지 형태의 제품은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관리대상 각 분야 전문가의 진입을 차단하는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림 2 | 기존 공급자 중심의 BAS 관련 산업생태계

<그림 2>는 기존 공급자 중심의 BAS 관련 산업생태계의 구성도로서, 소비자는 BAS를 구성하는 많은 구성요소 중 오로지 시스템 공급자만을 상대하게 되며, 운영관리 소프트웨어나 이들과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으며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디바이스는 직접 선택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 즉,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의 가격이나 성능 및 품질과 관계없이 시스템 공급자가 소유해 선택해주는 제품들을 일방적으로 받아서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결국 관련 제품들에 대한 경쟁이 불가능해 가격은 증가하고 서비스 품질은 떨어지는 원인이 되어 왔다.

또, 패키지화된 제품들은 현장여건에 맞춰 수정, 재구성되는 소위 현지화16)라 하는 과정을 위한 엔지니어들의 현장 투입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소비됨은 물론, 분야별 업무 수행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치 못하며 시스템의 경직성과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추가적인 문제점도 있다.

  1. Customizing, 패키지화된 소프트웨어 등을 현장 여건에 맞춰 설치하는 작업 또는 과정을 말함.
그림 3 | 소비자 중심의 BEMS를 위한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상

이처럼 패키지화된 기존 폐쇄형 운영체계의 단점을 극복하고 분야별 전문가들의 시장진입을 촉진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BEMS의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림 3>에 보인 소비자 중심의 BEMS를 위한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를 시스템 제공자에 의지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시장에서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며,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의 거래를 위해 라이브러리가 운영될 수 있다.

물론,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를 구입한다고 해서 바로 사용될 수는 없으며, 소비자가 이들을 이용해 시스템을 직접 설치, 운영하는 것을 지원해주는 새로운 운영체계(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또 여기에 설치되는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는 각각 새로운 운영체계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요구조건인 규칙을 준수하여야 하며, 제품의 유통 전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준수여부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이 새로운 운영체계를 기존 BAS의 폐쇄된 경우와 대비해 개방형 운영체계라 할 수 있으며, 저비용, 고성능인 소비자 중심의 BEMS의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전제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개방형 운영체계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모듈화된 소프트웨어 및 디바이스는 현장여건을 반영한 현지화 과정이 필요치 않으며, 소비자는 이들을 직접 구매해 개방형 운영체계를 이용해 직접 설치, 운영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장경쟁을 통해 결정되는 합리적인 제품 단가에 의한 비용 절감은 물론, 성능과 서비스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택,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금까지 특정 시스템 공급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각 운영관리 대상 분야 전문가들은 특별한 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이도 본인의 전문분야 경험과 노하우를 알고리즘화해서 운영관리 소프트웨어 형태로 개발해 소프트웨어 공급자로서 시장에 적극 진입할 기회가 제공된다.

지식과 정보 공유를 위한 개방형 운영체계

통합 설치, 운영에 따른 정보의 공동 활용과 모듈화된 지식산업 생산된 제품을 소비자가 직접 구매,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정보의 공유를 위한 새로운 운영체계가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건물 관리에 사용가능한 다양한 소비자 맞춤형 운영관리 소프트웨어가 시장에 제공되어, 각기 다른 환경에 놓여 있는 건물의 건축주와 관리자가 전문성이 없어도 쉽게 설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완전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BEMS(세계 최초 개발)

이번 장에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BEMS 기반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완전개방형 플랫폼 및 이를 기반으로 하는 BEMS 운영체계와협동기관인 나라컨트롤㈜를 비롯한 참여기관들이 핵심기술로 연구개발 중인 운영관리용 소프트웨어(이하 서비스모듈17)이라 한다)를 소개한다. 다만,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므로 개요에 대해서만 간단히 기술하기로 한다.

  1. Service Module, 여기서는 건물의 운영관리를 위해 개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통칭함.

개방형 플랫폼

<그림 4>에 보였듯, 개방형 플랫폼은 크게 2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건물에서 채택해 사용될 서비스모듈과 디바이스 정보를 제공하는 라이브러리인 센터모듈과, 개별 건물에 설치되어 라이브러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모듈과 디바이스의 설계, 설치 및 활용을 지원하는 운영체계인 로컬유닛모듈이 그것이다.

그림 4 | 개방형 플랫폼의 구성 및 운영체계 구성도

먼저, 라이브러리에는 개별 건물의 시스템 설계단계에서 사용될 각종 서비스모듈(취득된 정보를 활용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운영관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과 디바이스(정보의 취득과 제어를 위해 사용되는 각종 하드웨어)를 위한 두 종류가 있다. 라이브러리를 통해 공급되는 모든 서비스모듈과 디바이스 제품은 라이브러리에서 제공하는 소정의 규약18)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규약은 서비스모듈과 디바이스 각각에 대해 따로 부과되며, 내용과 분량은 A4 용지 10여 장 정도로 간단하다. 이들 라이브러리는 지금은 제품의 설계와 설치를 위해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지만, 향후 제품의 거래도 가능하게 운영할 예정이다.

  1. Protocol, 주로 통신규약을 말하나, 여기서는 이뿐만 아니라 제품의 설계, 설치, 활용에 필요한 일체의 내용까지 포함함.
그림 5 | 개방형 BEMS 운영체계 모듈별 실시 예

한편, 로컬유닛모듈은 건물 단위에서 BEMS를 효과적인 구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하기 위해 실제 수요자인 건물 소유자, 거주자 및 운영관리자 등의 요구에 따라 해당 건물에 설치될 시스템의 설계와 운영관리를 지원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이는 건물의 운영관리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모듈과 디바이스의 설계를 지원하는 Design Manager(DM), 설계된 결과의 현장설치를 지원하는 Field Manager(FM), 설치된 서비스모듈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운영관리 활동을 지원하는 Service Module Manager(SMM)와 설계 및 설치 정보는 물론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Data Information Module(DIM) 등의 세부 모듈들로 구성된다. 또한 설치된 디바이스의 정상운영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간단한 제어도 가능한 Human-Machine Interface(HMI)도 제공하고 있다. <그림 5>에 개방형 운영체계를 이용한 BEMS 설계, 설치 및 이용 등 각 모듈의 사용 예를 보였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라이브러리를 통해 서비스모듈 개발자와 디바이스 제조자가 제공하는 정보의 도움을 받아 활용이 매우 쉽고 간단해, 정보통신기술을 모르는 일반인도 시스템을 설계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시스템이 설계단계에서 채택, 설치된 서비스모듈에 약속된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므로 현지화가 필요 없어 전문성이 없는 운영관리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시스템의 설계 및 설치 정보가 시스템에 체계적으로 보관되어 유지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추가적인 장점도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최소 단위로 모듈화된 다양한 서비스모듈과 디바이스 제품, 규약과 관련 제품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 제공해주는 라이브러리, 제품의 현장 설계, 설치, 활용을 지원하는 개방형 운영체계 등으로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가능하다. 모듈화된 제품, 특히 서비스모듈 시장이 열리면 지금까지 뒷전에 밀려있던 관리대상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공급이 활성화되어 관련 기술의 급격한 진화와 함께 미래 신성장산업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개방된 시스템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들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일자리도 새롭게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형 디바이스

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BEMS 구축을 위해서는 모든 제품이 규약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시중에는 규약이 제시되기 이전에 출시된 제품만이 존재하며, 거의 모든 제품이 규약에 맞지 않을 것이다. 간단히 수정이나 현지화가 가능한 서비스모듈과는 달리, 디바이스의 경우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이를 위해 기존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일종의 변환기를 제공하고 있다. 변환기는 기존 제품의 특성을 받아 개방형 플랫폼에서 요구하는 규약으로 변환해서 전달해주는 일종의 중개 장치로, 당장은 비용 상승에 따른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지만 거의 모든 기존의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본 규약을 지키는 디바이스 제품이 공급될 때까지 과도기의 대안이다.

한편, 앞에서 설명했듯이 하나의 디바이스 정보를 여러 목적을 위해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수의 목적을 위해 다수의 디바이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여러 센서를 하나의 장치로 통합해 다목적으로 이용이 가능한 복합 센서를 개발, 이용하는 것도 경제적이다. 예로써, 실내 환경과 에너지 및 안전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모듈을 활용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며, 이에 대한 개발도 진행 중이다.

맞춤형 서비스모듈

맞춤형 서비스모듈의 기술수준은 초보단계로 현재로선 사용가능한 제품이 많지 않은 실정이며 향후 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시스템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고성능의 제품과 관리대상 분야 전문가들의 시장 참여와 함께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6 | 연구단에서 개발 중인 건물 운영관리 알고리즘

<그림 6>은 현재 연구단에서 개발 중인 주요 기술 분야와 주제 및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크게 분석·진단, 예측·분석, 관리·제어의 3개 분야로 나누고, 건물에서 에너지소비에 비교적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제를 선정한 후, 각각에 대한 알고리즘과 개방형 운영체계를 기반의 서비스모듈을 개발 중이다. 한편, 추가적인 서비스모듈 개발도 진행 중이며, 2019 국토교통기술대전에 출품한 일부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모듈들을 그림을 통해 간략히 소개한다.

그림 7 | 국토교통기술대전 설치 부스 전경
그림 8 | 개별조명제어시스템 운영관리 화면

먼저, <그림 7>은 전시부스의 전경으로, 관산학연의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한 가운데 개방형 플랫폼을 체험할 수 있었고, 또 개별조명제어를 비롯한 6개의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모듈을 시연에 이어 스스로 실습해보는 기회도 제공하였다.

<그림 8>은 개별조명제어시스템 운영관리 화면을 보인 것으로, 전시부스에 설치된 48개의 조명기구를 대상으로 관객들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제어를 수행할 수 있는 서비스모듈이다. 여기서는 조명기구들을 그룹핑한 후 원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제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전시된 점멸제어는 물론 센서에 의한 조도제어도 수행함으로써 주위 환경과 소비자의 취향에 따른 다양한 조명제어가 가능하다.

그림 9 | 환경·에너지·안전 통합관리 및 화재감시·질식소화시스템 시뮬레이터 및 운영관리 화면

<그림 9>는 복합센서를 이용한 환경·에너지·안전 통합관리시스템과 화재감시·질식소화시스템 시뮬레이터와 운영화면을 보인 것으로, 평소에는 동일한 센서에 의해 실내 환경과 에너지 및 화재감시 기능을 수행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를 진압하는 알고리즘을 선보였다. 시스템 구축비용 절감과 운영관리 성능의 획기적 개선 가능성을 보였다. <그림 10>은 3차원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측정해 가시화하는 층간소음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구조체 보강이 없이도 간단한 센서를 이용해 소음의 발생위치와 강도를 측정, 저장할 수 있어 층간소음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림 10 | 층간소음 모니터링시스템
그림 11 | 주택난방 통합관리·제어시스템

또한, <그림 11>은 공동주택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불공정한 난방비 부과에 따른 시비를 해소하고, 전통적인 난방방식인 온돌에 서구의 대류난방방식과 차별화된 제어알고리즘을 적용함으로써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주택난방 통합관리·제어시스템이다. 또 전력수요 변동에 따라 차등화된 전력요금에 따라 소비자가 자신의 여건에 따라 기기들을 능동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전력요금 절감은 물론, 국가적 차원의 전력수요도 억제할 수 있는 전력 수요관리·제어시스템도 전시해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이들 시스템은 개방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알고리즘을 프로그램화 해, 연구팀에서 직접 설치 운영하였으며, 개방형 플랫폼을 이용한 BEMS가 설치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쉽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개발 기술의 현장 검증 및 성과

현장 적용 및 효과 분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화성 및 일산청사,아산시립 중앙도서관, 한국나노기술원에 설치,운영되고 있고, 제주대학교와 제주테크노파크에 설치가 진행 중이며, 주거용 건물에도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KICT 일산청사에서는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난과 에너지 소비절감이 사회적 이슈가 된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인 운영관리를 시작해 23% 이상의 괄목할 만한 에너지절약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화성청사에서도 2017년 본 연구성과인 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BEMS를 설치한 이래 에너지절약 활동이 진행 중이며, 2019년 현재 15%에 가까운 에너지절약 실적을 거두고 있다.

아산시립 중앙도서관에는 제로에너지빌딩 인증을 목표로 BEMS와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연구단 차원에서 지원해 2018년 도서관 최초로 제로에너지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또한 분야별 시스템의 통합 설치 및 운영을 통해 시스템 설치비를 절반 정도로 줄임 수 있음을 보였고, 간단한 설계결과 검토를 통해서도 디바이스 설치에 따른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그림 12 | KICT 일산청사 관제화면 예
그림 13 | KICT 화성청사 관제화면 예
그림 14 | 아산시립 중앙도서관 관제 화면 예
그림 15 | KICT 화성청사의 에너지절약 성과

<그림 12> ~ <그림 14>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일산청사와 화성청사 및 아산시립 중앙도서관의 시스템 관제화면의 일부를, 그리고 <그림 15>는 KICT 화성청사의 에너지절약 성과를 각각 보였다.

현장 검증을 통한 시사점

<그림 16>은 KICT 일산 및 화성청사 단지 전체에서 소비되는 전력량의 경년변화를 전력공급회사의 자료(I-Smart)를 이용해 각각 도시한 것이다. 일산청사의 경우, 2016년도까지 약 23% 이상의 전력소비를 절감했음을 보여주는 반면, 화성청사의 경우에는 오히려 매년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2017년에 들어서면서 일산청사의 전력소비는 오히려 4.3% 증가한 반면, 화성청사는 반대로 3.0%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이는 연구팀이 2016년까지는 일산청사를 대상으로 관리를 수행하다가, 2017년부터는 화성청사 관리에 주력한 결과이다.

그림 16 | BEMS 도입 시 맞춤형 서비스모듈 도입 필요성

즉, 자동화된 관리도구가 없는 현실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관리자에 의한 지속적인 운영 및 관리를 통해서만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결국, 현재로서는 단지 BEMS를 설치했다고 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유능한 운영관리자를 대신할 수 있는 효율적인 건물에너지 관리도구가 개발, 적용되어야 함을 말해주고 있다.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모듈의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EMS에 비친 미래의 사회상

미래 건설산업의 경쟁상대는

몇 해 전, 국내 굴지의 글로벌 전자회사와 대표적인 통신회사가 손잡고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스마트 가전기기들을 중심으로 모든 사물을 엮겠다는 야심찬 속내를 내보인 것이다. 하지만 고유의 영역을 깨며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정보통신 기술을 대하는 건 설산업의 자세는 수동적이다. 핵심기술에는 별 관심이 없고 주로 협력업체의 힘을 빌려 수박 겉핥기 식의 홍보를 위한 전시성 기술적용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건물 등의 하드웨어에 자신들이 개발한 플랫폼을 설치해 소비자의 일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전자산업의 도전에 건설산업은 속수무책인 듯하다.

예를 들어보자. 건설회사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하드웨어인 건물에 개방형 플랫폼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건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통신과 제어관리 기능을 수행하게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어떤 제조업체, 어떤 모델의 하드웨어라도 작동될 것이다. 가전제품 등 하드웨어(운영소프트웨어 제외)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또 현장에 적합한 제원으로 건설사가 시공한다. 소비자는 스스로 원하는 운영소프트웨어를 따로 구입해 설치할 수 있다. 물론 건설산업이 이를 제공하면 된다. 대규모 전자회사에 기대할 수 없는 각자의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받음으로써, 건설 소비자가 얻는 이득은 무궁무진하다.

기존의 전자제품은 핵심 소프트웨어 영역과 맞춤형 하드웨어 영역으로 분리된다. 이는 더 이상 대기업이 아닌 강소형 중소기업의 영역으로 신성장산업화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게다가 제레미 리프킨이 말하는 정보와 에너지 인터넷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켜, 다양한 정보화 서비스나 에너지그리드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추가적인 장점도 얻을 수 있다.19)

  1. Jeremy Rifkin, 한계비용 제로 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 민음사, 2014.

과학기술,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20)는 같은 기술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얻어진다고 주장한다. 기술의 사용방법에 따라 매우 다른 종류의 사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수 세기 전 산업혁명의 결과로 등장한 증기기관과 전기 그리고 통신기술은 그것을 사용한 사람들의 의도에 따라 공산주의와 파시스트 정권을 만들기도 했고, 또 자유 민주주의를 수립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발전하는 기술 자체가 미래와 사회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인류는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1. Yuval Noah Harari, 호모데우스(Homo Deus), 김영사, 2017.

또, 원하는 미래사회를 결정하는데 전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려면 그에 맞춰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한다. 나아가 미래에 대해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생각함으로써 선택의 가능성과 지평을 넓히라 한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과 행동이 기존 이념과 사회구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평을 넓히고자 할 때의 역효과로 이전보다 더 혼란스럽고 무기력함을 겪게 된다. 혼돈의 시대를 맞아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고 중요하지 않은 쟁점에 대한 논쟁으로 시간만 보내기 십상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스스로 새로운 이념이나 혁명적 기술을 만들어낸 경험이 거의 없다. 주로 다른 이들이 만들어낸 것을 받아들여 발전시키는데 만족해왔다.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전환기에 우리 사회가 혼란과 무기력함에 빠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의 이념과 과학기술의 사용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이태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