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 7대 혁신기술과 중소기업 우수 R&D 성과가 어우러진 소통의 장 2019 국토교통기술대전

새 시대를 열어갈 국토교통 분야 첨단기술에 대한 기대와 관심 속에 2019 국토교통기술대전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지난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이번 행사는 ‘꿈꿔왔던 미래, 기술을 만나다!’를 주제로 구성한 다채로운 전시관을 통해 국토교통 7대 혁신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당대의 석학과 명사를 초청해 미래 신기술을 미리 만나보는 기회를 열고, 우수한 R&D 성과를 일군 중소기업의 실질적 비즈니스 활로 확보에 앞장서 눈길을 끌었다.

수소 도시 모델, 경제 성장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국토교통기술에 애정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환영하는 국토교통기술대전은 국토교통 R&D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미래 기술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기술정보 교류와 전문가 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 온 행사이다.

특히, 올해는 국토교통분야 7대 혁신기술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도록 전시관이 꾸며졌으며, 그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수소경제관을 마주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해 경제 성장은 물론, 친환경까지 충족하는 수소 도시 모델을 만날 수 있다. 또한 1,500~5,000L의 저장용량을 통해 수소차를 100대 이상 충전하는 이동식수소저장소와 더불어 액화수소연료를 충전하면 5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드론, 수소저장탱크 안전시험장치인 가압시스템 모형 등이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의 선두에 선 중소기업 R&D의 눈부신 활약

무인자율주행관과 중소기업비즈(BIZ)관 사이에 마련한 중소기업 쇼룸의 존재는 단연 특별하다.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의 선두에 선 우수 R&D 중소기업의 대표작이 집합한 까닭이다.

그 가운데 특히 많은 이의 시선을 사로잡은 공간 스캐너 로봇, 티 스캐너(TeeScanner, (주)티랩스)는 말 그대로 3차원 공간 모델링을 위해 실내를 스캔하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수집한 공간 정보는 인공지능 서버 컴퓨터를 거쳐 3D 공간지도로 제작하는데, 초당 500mm의 속도로 주행하는 덕분에 1~2시간이면 1,500평 면적의 건물 한 층 전체를 촬영하고 입력할 수 있어 큰 박수를 받았다.

고층건물 외벽 벽화도색로봇인 아트봇(Artbot, (주)로보프린트)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원격제어로 안전한 도장·벽화 작업을 수행하는 이 로봇은 좌우·상하·앞뒤로 오가는 3축 제어 위치 인식 시스템을 통해 인간이 표현하기 어려운 이미지를 마치 인쇄하듯 도색할 수 있고, 대기 중 페인트 날림이 적어서 비용은 적게 드는 반면, 환경오염에 영향을 주지 않는 데다 작업자가 추락할 우려가 없다.

이에 첫날 행사장을 찾은 박선호 국토교통부 차관은 “지난해 6월부터 건설산업 혁신 방안을 통해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주요 수요처가 공공 분야라는 점을 고려해 공공구매협의체를 구성, 판로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자 한다”며 “국토교통부가 중소기업 R&D 성과의 실질적 창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애로사항에 귀 기울이고 해결 방안을 능동적으로 모색하겠다”고 힘을 북돋웠다.

건축설계 3D 모델링 기술부터 스마트홈까지… 공상과학영화 속 상상이 현실로

설계, 시공, 감리 등 건축 단계마다 건물 내부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VR(Virtual Reality, 가상 현실)을 활용해 내부 투어링을 하는 건축설계 3D 모델링 기술(단국대학교)은 이 같은 점에서 신속한 업무 파악과 인계에 효과적이다. 또, 그간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했던 3차원 디지털 설계도구의 가능성을 열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크게 기여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건설관으로 걸음을 옮기면 무인굴삭기((주)로하우)의 재주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조종석과 동일한 별도의 스테이션에서 2개의 조종 레버를 움직이면 실제로 굴삭기를 작동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유·무인 겸용으로, 전복, 협착, 추락 등의 건설산업재해를 예방한다. 또, 5G를 통해 지진재난 지역 등에 직접 다가가지 않아도 활약이 가능하다.

미래생활관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스마트홈(가천대학교)은 AAL(Ambient Assisted Living, 실생활 지원시설) 기반 공동주택 헬스케어 기술로 구현해낸 결실이다. 이 생활공간은 평소 사용자의 건강을 분석한 정보를 알려주는 한편, 위험한 상황은 자동으로 인식해 119 구조대 출동 등으로 대응한다. 공상과학영화 속에서 가능할 법한 혁신이 드디어 우리 가까이에 다가온 셈이다.

지상과 철도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전기 운행 교통수단의 시대

전시관을 한 바퀴 돌아 교통물류혁신관에 이르면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그리고 일반국민의 국토교통 미래기술 이해도를 높이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2층 전기버스(현대자동차(주))를 주목한 터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승객을 맞이하느라 여념이 없는 이 버스는 국내 최초의 대용량(72인승) 전기 운행 차량이다. 완충시간은 72분인데 한 번 충전할 때마다 300km까지 주행하며 최고 속도는 85km로 안전성까지 갖췄다.

지상에 전기버스가 있다면, 철도엔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있다. 1회 충전 시 45km 이상 주행하며 세계 최장 거리 기록을 깬 이 기술은 고압 가선 등의 전력 인프라가 필요 없어 도시 미관에 좋을 뿐만 아니라 건설과 운영 면에서 경제적이다. 현재 전 세계 최초로 부산 오륙도선에 전 구간 무충전 무가선 저상트램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하니 곧 현실에서 만나볼 날이 머지 않았다.

국토교통 분야를 아우르는 석학·명사와의 뜻깊은 만남 이어져

특설 무대에서 진행한 부대행사는 전시관의 다채로운 부스가 제공하는 볼거리 이상으로 풍성했다. 사흘간 총 3회에 걸쳐 열린 지식 포럼에는 500여 명이 함께 자리했다. 첫 주제는 <스마트시티를 논(論)하다>로, 김도년 성균관대학교 교수, 호르헤 사라이바(Jorge Saraiva) 유럽정책위원회 정책연구소 이니셔티브 리더, 팀 자크(Tim Jaques) 국제PM협회 코디네이터, 조대연 스마트시티 사업단장 등 4명의 패널이 흥미진진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tvN ‘알쓸신잡2’에서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유현준 건축가가 <우리가 만들고 만날 미래도시>에 대한 재미있는 강연을 펼쳤다. 대미는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의 <축적의 길, 스케일업 혁명>이 장식했다.

그 밖에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정책 의견을 수렴하는 학술·정책 세미나가 킨텍스 곳곳에서 열렸다. 무박 2일간 데이터 경제 촉진을 위한 아이디어 기획과 서비스 시제품 개발에 몰두하는 국토교통 빅데이터 해커톤에는 14개 팀이 나란히 경쟁했다. 전 국민 대상의 국토교통 아이디어 공모전은 창의력을 겨루는 승부의 장이었다. 수상작은 휴식과 기술 교류의 장소로 이용하는 R&D 스퀘어의 카페테리아에 전시해 접근성을 높였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힘차게 출발해 전시, 지식·비즈 포럼, R&D·학술·정책 세미나, 빅데이터 해커톤, 아이디어 공모전 등 국토교통 신기술 전반을 아우른 이번 기술대전은 과연 그 명성에 걸맞은 알찬 구성으로 꾸며졌다. 올해 1만 4,000여명의 참관객과 205개 기관·기업, 428개 전시 부스 설치 등 규모에서도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한 만큼, 내년엔 어떤 R&D 성과와 혁신기술의 무대를 선사할지 자못 기대된다.

오민영

사진 문영진